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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창고/정치 사회

존 헨리이즘(John Henryism)에 대하여

by 서울나기 2019. 10. 29.

존 헨리이즘(John Henryism)은 현실과 싸우다가 스스로 피폐해진 사람들이란 의미로 사용되며,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 중년 이후에 그 간 무리한 탓에 건강이 손상되어 고통을 받는 현상을 말하는 단어입니다.

 

1997년 조지아 대학의 진 브로디 박사의 연구로 시작된 이 결과는 더 부지런하고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힘겨운 상황을 참고 견디는 버릇을 하다 보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손상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였습니다. 같은 연구팀은 2015년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백혈구가 동년배에 비해 조기 노화한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한 흑인 청소년들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었습니다. 반면 백인들의 경우, 성공에 대한 의지나 근면한 성격이 면역 체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적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브로디 박사가 연구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은 “인내심이 강하고 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실수를 돌아보고 멀리 내다보며,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유혹에 잘 넘어가지 않는” 이들입니다. 한마디로 자기계발서에 나올 것 같은 모범적인 인간상이었죠. 계층의 사다리 위로 올라간 사람이 좀 더 건강한 삶을 살 것이라는 기대는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기적과 같이 사회적 지위가 상승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을 보장받지 못한 사람이 개인의 노력으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려고 자신을 혹사 시킨다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건강이 나빠진다는 것이죠.

 

허망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네요. 살만하다 싶어지면 덜컥 암에 걸리는 한국인의 바쁜 삶을 보더라도 무엇이 중요한지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야기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인기를 끄는 것인지도 비슷한 이유일지 모르겠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춰가며 조금씩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오늘날 가장 이상적인 삶의 목표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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