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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생활/책갈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by 서울나기 2019. 12. 3.

1. 자기 계발서

자기 계발서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잡스가 되라! 힐러리가 돼라!라고 떠드는 작가 자신조차 그들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는 거르는 것이 현대인의 현명한 처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되는 책을 추천하자면 위의 두 책이 정말 좋았습니다.

건투를 빈다는 자기 자신을 직업으로 삼은 자의 인생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어준 좋아하시면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네요.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는 18세기 영국의 성공한 정치인이자 외교관인 필립 체스터필드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책입니다. 인간의 행동 양식을 잘 파악하고 있는 작가로 지금은 작게 일어나는 현상들이 미래에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잘 설명해 줘서 좋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대목은 '세상에 무시를 해도 될 사람은 없다. 그가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무시당한 것은 평생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런 대목이었던 것 같네요.

예전엔 자기 계발서 열풍이 불 때 이것저것 많이 읽어봤는데 유일하게 인정하는 책입니다.

2. 작가 지망생을 위한 책

- 즉흥 연기

연기를 잘 몰라서 그런데 이 책이 꽤 유명한가 보더라고요. 저는 예전에 그냥 흥미로워서 구입한 책입니다. 첫 장 비망록을 보면 순탄치 않은 유년시절을 보낸 작가가 자기 자신을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것을 예술로 어떻게 극복했는지 설명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흥 연기를 하는 건 쉬워 보이지만 굉장히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이때 필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그것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이것은 어떻게 보면 삶에 대한 이야기로도 들립니다.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많이 마주치게 되니까요.

기억나는 대목은 연기라는 것이 내가 아닌 다른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사람은 하드웨어 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 강화된 몇 가지 성격이 합쳐져 지금 내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기는 감춰졌던 나의 특정한 부분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내가 늘 가지고 있지만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인 것이죠. 나라는 인간이 어디까지 표현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연기자를 하려는 분이 아니더라도 교양서로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 네 멋대로 써라

그다지 유명한 책은 아니지만 작가가 되기 위해 깨야할 수많은 편견을 깨 주는 책입니다. 작가는 글쓰기 선생님인데 학생들에게 글을 쓰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글쓰기도 글쓰기지만 '학교 교육'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학교는 부모의 곁을 떠나 타인과 만나는 자리죠. 거기서 남과 교류하고 공감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고 또 자신을 남에게 표현하는 것을 배워야 하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우리 교육은 그런 교육을 가르치지 않죠. 남과 경쟁하는 것을 가르칩니다. 학교가 그 역할을 잃은 것이죠.

그런 상태에 오랫동안 놓여 있어 우리 자신도 그것을 내면화하기에 이릅니다. 뭔가 이상한데 이상해하면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죠. 이 책은 그런 오랜 편견을 깨는 책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모든 것에 법규(fu*k)를 날릴 수 있어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크게 와 닿았네요. 이것도 강추드립니다.

- 유혹하는 글쓰기

이상하게 글쓰기 책은 대부분 재미가 없습니다. 글 쓰기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렇게 재미없는 글을 쓴다는 것은 신용이 안 가는 일입니다. 스티븐 킹의 글쓰기 책이 출판 됐다길래 서점에서 읽어봤는데 그 자리에서 구매했습니다. 글쓰기 책 보면서 울다 웃다 해본 책은 이게 처음일 겁니다. 책의 절반은 비망록이고 나머지 반은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야기'는 이미 어디엔가 완성된 체로 있다는 거죠. 작가가 할 일은 섬세한 도구(문법, 맞춤법, 단어, 문체)로 원형 그대로 그 유물을 파내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위의 즉흥 연기와 연결이 되는 부분인데 스티븐 킹은 이야기에 개입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냥 상황 하나가 던저져 있고 주인공 몇 명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이끌고 간다고 합니다. 자기는 그냥 그걸 지켜보면서 그대로 글로 옮길 뿐이라고..(그냥 천재인데..) 그것도 상황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필요한 일이죠.

비망록에서 좋아하는 장면은 오랜 가난과 싸우다 첫 책이 거액에 계약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 다리가 풀려 주저앉는 장면입니다. 자신의 낡은 집안을 돌아보게 됐는데 나중에 집에 돌아온 아내에게 그 소식을 전하니 아내도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의 낡은 집안을 멍하지 바라보고 있었다는..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미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은 대부분 읽어보셨을 것 같네요.  

-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이 책은 예술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예술가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공감이 간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상태 속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거죠. 어떤 과정과 어떤 심리적 변화를 거치고 어떤 공포와 마주하며 예술가가 되는지 탁월한 관찰력과 분석력으로 이야기해 주는 책입니다.

위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고정관념과 편견 속에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구해낼 것인지 예술가적 관점으로 도움을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입니다. 작품은 자기 자신이죠. 크흐..

예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개 선배들의 운명을 되돌아보며 창작을 시작하고, 그들 중 대다수는 중도에서 포기하고 만다. 이것은 정말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더욱 비참한 것은 이것이 불필요한 비극이라는 점이다. 어차피 계속해 나가는 예술가들과 도중하차하는 예술가들은 공통된 감정적 기반 위에 서있기 때문이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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