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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생활/책갈피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걸작 소설 <2>

by 정원 urban831 2019.09.24
두번째 책 소개입니다. 이번에는 대중성(?)을 확보한 소설책 위주로 담았습니다. 죄와 벌도 많이 댓글로 달아 주셔서 오랜만에 떠올려 봤습니다. 소설을 안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 이걸 쓰면서 다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의지가 생기네요. 경험상 좋은 영화가 삶을 성장시키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좋은 소설이 삶을 성장시키는 경우는 많았던 것 같네요.

1. 죄와 벌 - 도스토예프스키

열린 책들 30주년 기념 벽돌

도스토예프스키는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소설가죠. 도박 빚을 값기 위해 쓴 소설인데 그만 인류가 멸망하기 전까지 읽혀질 소설을 써버렸습니다. 소설을 읽는다면 어쨌거나 한번 쯤은 넘어야할 산이죠. 요즘이라면 읽을게 많아서 완주하려고 하지 않겠지만 할 수 있을 때 한번은 도전해야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러시아 문학을 처음 접하면 가장 혼란스러운 건 이름입니다. 죄와 벌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3가지로 불리는데 로지온, 라스콜니코프, 로쟈. 기억에 변형된 이름이 더 있었던 것으로... 가뜩이나 읽기도 어려운 이름인데 여러 사람이 등장해 네이밍 헬파티를 벌이니 미리 숙지하고 보면 좋을 것 같네요.

가난한 학생 라스콜리니코프가 집주인이자 고리대금업자인 노파를 살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게 아주 초반에 일어나는데 문제는 책의 두께가 1300페이지에 가깝다는 거죠. 그 후의 이야기는 죄를 지은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의로운 형사가 등장하고 히로인도 등장하고 요즘으로 치자면 <데스노트>같은 구도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후반부는 죄를 감추는 주인공과 그걸 파해치려는 형사가 대결하는 모드로 진행됩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죄를 지은 것이 바로 자신이라면 우리는 어떤 심리적인 상황과 마주하게 될까요? 또 어떻게 속죄받게 될까요? 누군가는 그것을 깊이 파헤쳐 본 것이죠. 말 그대로 죄와 벌에 대한 이야깁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작가 본인도 도박 빚에 시달리고 채권자 피해 해외 도피도 하고 난리칠 때여서..) 당시에는 심리학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었음에도 심리 묘사에 깊이가 있습니다.

단 하나의 작품으로 전설에 올라간 작가들이 있는 것 처럼 도스토예프스키도 죄와 벌만으로도 이미 레전설이 됩니다. 하지만 이후 작품성을 멱살잡고 끌어올리는 걸작을 몇 개나 더 썼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의 연예인 거장들의 거장이 된거죠. (빚과 마감이 인간을 이렇게 초인적으로 만듭니다..) 작가의 작품 목록에 대작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죄와 벌>이 유명한 이유는 상황이 주는 흥미와 대중성, 재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데뷔작인 <가난한 사람들>과 <죄와 벌>을 읽었으니 언젠가는 말년의 대작인 <카라마조브의 형제들>도 도전해 볼까 합니다.

 

 

2. Fly, Daddy, Fly - 가네시로 가즈키

마이너리티들의 학창시절 <레볼루션 no.3>, 딸의 복수를 위해 트레이닝을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플라이, 대디, 플라이>, 영화를 소재로 한 5개의 단편 <영화처럼>, 연애 이야기 <GO>

가네시로 가즈키는 재일교포 3세인 작가입니다. 자신의 성장 배경이 소설의 주된 소재나 주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작인 <GO>에서는 한국계 일본인이라는 배경과 조총련계와 민단계로 나눠진 동포사회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한 청년의 연애 이야기를 담고 있고, 불량 학생들의 모임인 '더 좀비스' 연작 소설인 <레볼루션 no.3>,<플라이, 대디, 플라이>, <SPEED> 에서는 이순신이 연상되는 '박순신' 이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유머스럽고 경쾌하게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재능이 탁월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편안하게 읽었다가 나중에는 작품이 담고 있는 무게감에 빠져들게 됩니다. 한국에 대부분의 소설이 출간됬는데 이 중에서 <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가장 좋아합니다. 가장 먼저 읽었던 책이기도 하고 주제가 많이 와닿더라구요. 한국에서 영화로 제작되었으나 안본 눈 삽니다.

소설 속에는 47세의 평범한 샐러리맨인 가장이 등장합니다. 어느 날 잘 나가는 고등학교 권투선수에게 딸이 폭행을 당하고 오자 분노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하지만 일생 샐러리맨으로 살았던 이 나약한 가장은 평범함의 결정체였죠. 딸의 복수를 위해 그가 다니는 고등학교를 찾아가지만 반대로 범인에게 흠씬 두들겨 맞습니다. 그를 딱하게 생각한 같은 학교 불량 학생 모임인 '더 좀비스'에게 도움을 받아 딸이 폭행당한 7월 9일 부터 9월 1일 재결투 날까지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단순한 복수극에 모두가 예상하는데로 뻔한 결말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주인공이 평범함을 이겨내려는 과정이 무척이나 절절하게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마무리 된  후 이제는 새로운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이 남자의 외침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습니다.

하루카.
나는 아직 솔개는 아니지만, 지금, 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왜 그럴까?
당장 너를 보고 싶어.
조금만 기다려줘.
지금,
날아갈 거야.
-<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월드에 입문하기 좋은 책입니다. 요즘은 작가가 드라마 쪽으로 진출한 것 같아 새로운 소설이 안나와서 아쉽네요.

 

 

3. 모모  - 미하엘 엔데

끝 없는 이야기, 모모, 자유의 감옥

언제가 서점에서 <끝없는 이야기>라는 두툼한 두께를 가진 이 책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읽어봤는데 책속으로 여행한다는 컨셉이 영화 '네버 엔딩 스토리'와 유사하더라구요. 이거 네버 엔딩 스토리 짝퉁이네 하고 책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끝없는 이야기'가 영어로 네버 엔딩 스토...리.. ㅋㅋㅋ

미하엘 엔데는 독일의 동화 작가로 배우로 더 유명하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는 동화책 깍는 노인으로 잘 알려져있죠. 동화책 시장을 좀 보게 되면 독일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게 좀 신기하더라구요. 이건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에서도 소재로 활용했죠.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건 당연히 부활의 <네버 엔딩 스토리>와 트와이스 <모모>이지만(?) <자유의 감옥>, <보름달의 전설> 등 어른이 읽어도 깨달음을 주는 좋은 동화책이 많습니다. 읽어보면 이건 분명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입니다.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끝없는 이야기>는 책속으로 빨려 들어가 그곳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세계물의 갓조상입니다. 영화로 더 유명한 소설이죠. 네버 엔딩~ 스토오리~ OST도 유명하죠. 책 두께가 만만치 않아서 좋은 무기로 사용 가능합니다.

비트 미쳤따...

한국에서 소설로서 가장 유명한 것은 <모모>일 겁니다. 부제는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 입니다. 고아 소녀 모모가 한 원형 극장에 흘러들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던 모모에게는 한가지 능력이 있었으니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모모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근심을 던지는 등 오히려 도움을 받게 됩니다.

어느 날 도시에 회색 신사들이 찾아오는데 그들은 시간을 훔쳐 목숨을 이어가는 존재들이죠. 사람들에게 시간을 절약하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꾀여 시간을 뺏습니다. 시간은 금이라는 생각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고 시간을 아낀만큼 사람들은 돈을 더 벌게 됬지만 정신과 마음은 빈곤해지고 색을 잃어 갑니다. 결국 모모가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군 분투 한다는 이야깁니다.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유의 감옥>은 8개의 단편을 모아둔 소설집으로 판타지적인 느낌이 강하지만 철학적인 단편들입니다. 표제작 <자유의 감옥>에서는 감옥에 갇힌 한 남자가 111개의 문 앞에 서서 감옥을 나가기 위해 고뇌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중 단 하나의 문 만이 그 곳을 나갈 수 있지만 다른 문은 그를 죽음으로도 이끌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문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지 못해 선택을 두려워합니다. 결국 그는 어떤 선택도 하지 않고 도리어 감옥에 갇히길 희망하게 된다는 이야깁니다.

자유는 근대인에게 독립과 합리성을 부여해 주었지만, 또한 근대인을 고립시킴으로써 마침내 그를 불안에 싸인 무력한 존재로 만들었다. 이와 같은 고립은 참을 수 없는 것이므로, 근대인은 자유라는 무거운 짐으로부터 도피하여 새로운 의존과 복종을 찾아가느냐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독자성과 개성에 기인된 적극적인 자유의 충분한 실현을 위하여 전진해 가느냐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서문

 

 

4. 다빈치 코드 - 댄 브라운

한국에는 처음 소개 되는 작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나왔을 때 충격을 잊을 수가 없네요. 가톨릭, 다빈치, 기호와 퍼즐, 상징, 역사를 스릴러라는 오븐 속에 넣고 잘 요리해서 만든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죠.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 모디브를 따왔다고 생각 되지만 떡밥을 던지고 그걸 회수하는 솜씨가 굉장히 정교합니다. 교훈을 주거나 예술적 성취가 느껴지는 소설은 아니지만 '글'을 이용하여 독자들에게 어디까지 재미를 줄 수 있는지 알수 있게 해주는 트랜디한 소설이라고 볼 수 있죠. 한마디로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한 소설.

한때 신드롬이 불어서 다빈치 코드 해석이라든지 관련 책도 많이 나왔죠. 가톨릭에서도 난리났고. 인기에 힘 입어 헐리우드에서는 톰 행크스 주연으로 영화도 나왔으나 안본 눈 삽니다. 위에서 너무 힘을 써서 다빈치 코드는 찬밥이네요. ㄷㄷ 레오나르도 다빈치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재미있게 볼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소설은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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